中企 단기 상환능력 외환위기후 최저

  • 입력 2008년 7월 17일 02시 56분


지난해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필요한 설비투자보다 주식 채권 등 증권 투자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중소기업의 단기 차입금에 대한 지급 능력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경영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총자산 70억 원 이상 제조업체 5188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2007년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대상 업체당 투자활동 현금지출은 149억5000만 원으로 2006년보다 19.8% 늘었다.

이 가운데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에 대한 순지출 규모는 평균 90억3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유형자산 순증액은 2002년 2.2% 줄어든 뒤 2006년까지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에 만기 1년 이상의 장기투자 증권 등 투자자산 순지출은 평균 32억8000만 원으로 41.5% 늘었고, 3개월∼1년 이내 단기투자 증권 등 유동자산 순지출도 평균 18억4000만 원으로 전년의 8배로 증가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 주식 채권 등을 사거나 인수합병(M&A) 등에 치중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은 많이 나빠졌다.

지난해 대기업의 현금흐름 보상비율은 2006년 133.9%에서 지난해 136.3%로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3.1%에서 29.0%로 하락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현금흐름 보상비율은 1997년 23.4% 이후 최저치다. 현금흐름 보상비율이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수입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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