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마감한 가운데 반짝 상승한 은행주가 많았다. 국민은행은 2일 연속 올라 5만2900원으로 마감됐고, 신한지주도 전날보다 0.48% 오른 4만1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2% 하락한 1,509.99에 마감됐다.
최근 은행주들이 오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반기에 맥을 못 추던 은행주가 하반기에 꾸준히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이슈 많아
은행 업종은 그동안 악재(惡材)가 많았다.
국민은행은 16일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 청구권 비율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5% 이내일 경우에만 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발표가 나오자 투자자들의 우려가 주가에 반영돼 5월 초 7만 원을 웃돌던 국민은행의 주가는 이날 5만1800원으로 떨어졌다. 전날보다 9.91% 하락했다.
이달 하순 발표될 주요 은행들의 2분기(4∼6월) 실적도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1∼3월)에 비해 3.6∼5.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은행 수익의 약 80%를 차지하는 이자 수익이 하락한 점이 2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 등 등 비(非)이자 수익 부분도 상반기 약세장이 계속되면서 실적 상승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변수가 많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은행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국민은행의 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낮다”며 “하반기에는 경기 상승과 함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주가 꾸준히 상승하기 위한 조건으로 전문가들은 ‘은행산업의 재편’을 꼽았다.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정부 보유 은행의 민영화 및 인수합병(M&A) 등 각종 은행산업 재편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회복과 함께 은행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구 연구원은 “내년 1분기를 경기 저점이라고 예상한다면 경기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은행주는 4분기(10∼12월)에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의 반짝 상승이나 단기 호재를 보고 은행주에 뛰어들어 단기간에 수익이 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연구원은 “지금 은행주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2∼3개월 시장의 흐름을 더 지켜본 뒤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