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도 하반기부터 서울 곳곳서 대거 선보일듯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 전용면적 60m² 이하인 소형 아파트만은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질 소득 감소로 중대형 아파트 투자수요가 감소한 반면에 신혼부부 등 생애 처음 주택을 마련하려는 실(實)수요층은 여전히 두껍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유엔알컨설팅’이 올해 1∼7월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가구는 청약률이 부진했던 반면에 전용면적 60m² 미만인 소형 가구는 대체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 소형 아파트 청약 몰려
이달 초 한신공영이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짓는 ‘한신휴플러스’ 아파트에 대해 실시한 청약 결과는 소형과 대형 가구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공급면적(전용면적+주거공용면적)이 84m²인 소형 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5.3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에 147m²인 대형 가구는 3순위 접수에서도 8채가 미달됐다. 이에 앞서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 자이’ 청약률도 소형은 높고 대형은 낮았다.
청약률뿐 아니라 실제 계약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작은 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70% 이상으로 높은 반면에 큰 아파트는 분양 후 2, 3개월이 지나도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 8월 이후 나오는 소형 아파트 ‘눈길’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감안해 건설사들도 8월 이후 서울 주요 지역에서 공급면적 기준 50∼80m²대인 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다음 달 초 동대문구 전농3동에서 ‘래미안 전농2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공급면적은 82∼141m²로 전체 1057채 중 143채가 일반에 분양된다.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해 북부∼동부간선도로, 중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을 탈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림산업이 용산구 신계동에 짓는 아파트는 699채 중 436채가 일반분양분이어서 용산 입성을 원하는 청약예정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9월 들어 대우건설이 용산구 효창동에 내놓는 77∼146m² 일반분양분 165채는 효창공원과 가깝고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이 인근에 있어 주거환경이 좋은 편.
주택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를 고를 때 △단지 규모가 200채 이상인지 △분양가가 시세보다 20% 이상 높지는 않은지 △교통이 현재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본 뒤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동산 경기 전망과 금리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 계약할 경우 나중에 이자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자금 조달계획을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