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국내 롯데백화점 전 매장에서 최상급 자사(自社) 브랜드인 ‘프라우나’ 제품을 한 달에 20∼30개씩 팔고 있다. 하지만 두바이 박람회에서 고객 한 명이 10개씩 사갔다.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은 즉석에서 15만 달러어치를 계약하기도 했다.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한국도자기는 두바이에 최고급 전시장을 내기로 결정하고 부동산을 물색하고 있다.
전시장은 내년 초에 열 계획이다.》
한국산 도자기 가구 바닥재 인기몰이
구매력 커 중동진출의 교두보 역할
전세계 브랜드 몰려와 럭셔리 경쟁
한국 기업들의 두바이 진출이 봇물 터지듯 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삼성, LG 등 주요 가전기업과 건설업체들이 두바이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도자기, 가구, 바닥재 등 소비재 기업까지 두바이 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했다.
○ 중동의 교두보 ‘두바이’
의자 전문회사인 시디즈의 소중희 마케팅팀장은 올해 들어 여섯 번 두바이를 다녀왔다. 시디즈는 2월 ‘두바이 2008 오피스 전시회’에 처음 참석해 좋은 반응을 확인한 뒤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두바이로 정했다. 현재 소 팀장은 시디즈 제품을 판매할 현지 딜러를 구하고 있다.
생활가전 기업인 동양매직도 2005년에 이어 올해 5월 두바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홈테크’에 참가했다. 올해에는 CES 현장에서 중동 음식을 직접 스팀오븐으로 요리 시연을 벌이고 이란 배우를 사용한 광고를 선보이는 등 공을 들였다.
동양매직은 150여 고객과 상담했고 500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따냈다. ‘중동지역의 가전시장이 약 280억 달러 규모이고 이는 지난해보다 66% 성장했다’는 전미가전협회의 발표에 확신을 얻은 동양매직은 두바이에 전시장도 개장하기로 했다.
목재 전문기업인 동화홀딩스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가구용 패널을 중동에 수출했지만 2004년경 경쟁력 저하로 수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인테리어 자재 전시회인 ‘두바이 인덱스 2007’에 참여해 다시 중동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소 팀장은 “두바이에는 생산 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제품들이 모두 몰려와 마케팅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부유한 아랍인의 땅에 미국, 유럽, 러시아 자본이 대거 들어와 있기 때문에 ‘두바이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OTRA의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향후 5년 동안 3259억 달러를 개발 프로젝트에 쏟아 부을 계획인데 이는 중동지역 내 최대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아랍에미리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6%로 세계 평균(4.8%)보다 높다.
특히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 소매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요충지다. 지난해 1∼9월 두바이를 방문한 관광객은 두바이 전체 인구의 4배에 가까운 510만 명. 이들은 두바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바이에 진출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두바이 딜러들은 모두 독점 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독자 유통망을 구축하기가 힘들다”며 “외국인 지분 소유가 49%로 제한돼 있고 빈부 격차가 심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