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2010년 44조 전망… 참여 기업 잇달아
5년 전부터 중풍과 치매를 앓던 김모(68·여) 씨 가족은 매달 100만 원이 넘는 간병비 부담과 거동이 불편한 김 씨 때문에 지난 5년간 주말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김 씨 가족은 최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조금이나마 경제적, 심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일주일에 2시간씩 2회에 걸쳐 김 씨가 받게 될 전문 간병인 서비스 비용은 매달 21만3600원 선. 이 중 김 씨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3만2000원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등으로 기업들이 속속 노인수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 노인수발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이달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 노인과 치매와 중풍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노인을 수발도우미가 직접 방문하거나 전문시설에 입원시켜 간호해주는 서비스다.
정보기술(IT)기업으로 출발한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노인요양 서비스 회사인 그린케어를 인수했다.
네오위즈 홍보팀 김정우 과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으로 전문 간병인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성과 별개로 기업이 사회적 효(孝)를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령그룹도 사회복지재단 운영을 위한 수익사업으로 노인수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은 전동침대와 같은 장기요양용품을 전문으로 빌려주는 렌털회사를 세웠다.
빙그레는 최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식사를 배달해주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본 노인식사 배달 시장 1위 회사인 엑스빈과 제휴해 올 하반기(7∼12월)에 노인 개개인별로 칼로리와 건강상태를 고려한 식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조용국 빙그레 홍보팀장은 “기존 노인식사 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도시락 배달에 그쳤다”며 “식사 배달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과 안부를 확인하는 돌봄 서비스도 같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골드실버(Gold Silver)’를 잡아라
기업들이 노인수발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빠른 고령화 속도 때문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2050년 전체 인구의 38.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발표한 ‘고령친화산업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2002년 12조8000억 원이던 실버산업 규모가 2010년 43조9000원, 2020년 148조6000억 원으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노년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인수발산업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실시로 노년층의 구매력이 더욱 커진 만큼 대기업들도 노인수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