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BS, 정연주 버리고 참된 公營으로 거듭나라

  • 입력 2008년 7월 22일 23시 05분


지난달 17일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프로그램 내용과 아무 상관없이 ‘이명박 물러나라’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촛불시위대 모습을 25초 동안이나 삽입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1라디오 ‘KBS 열린 토론’(5월 27일)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웃는 얼굴로 옆구리에 칼을 꽂았다’ ‘조폭 대통령’ 등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욕설과 조롱이 담긴 청취자 코멘트를 생방송으로 여과 없이 내보냈다. 사회자가 있었지만 제지하지 않았다.

촛불시위 내내 KBS가 경찰의 진압 장면만 보여주는 편향적 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그런데도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자칭하는 ‘미디어 포커스’는 12일과 19일 동아 조선 중앙일보의 보도만 거론하며 근거 없이 폄훼했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변희재 정책위원장은 최근 “미디어 포커스는 민언련, 언개련 등 좌파 단체들의 성명서를 베끼는 수준의 보도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이렇듯 KBS는 특정 세력의 ‘선전선동기관’이 되고 스스로 정치세력화했다.

노무현 정권 때의 KBS는 ‘탄핵 편파 방송’ ‘BBK 편파 방송’ 등으로 당시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했다.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자 반(反)정부로 돌아서 촛불시위 보도에서 생생히 드러났듯이 편파·왜곡의 도(度)를 더해가고 있다. 그 중심에 정연주 사장이 있다. 그가 틀어쥐고 있는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정 사장은 재임 5년간 누적적자 1500억 원이라는 부실경영으로 국민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그러고도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의 거듭된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무능하고 편파적이며 부도덕한 경영자는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국민 혈세를 한 푼이라도 바로 쓰는 길이다.

박재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월간지 신동아(8월호)와 한 인터뷰에서 “신임 KBS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적극 구현할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한 것도 명백히 잘못됐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방송이 아니다. 그 최고경영자는 노 전 대통령의 하수인이어서도 안 되듯이, 오로지 이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어서도 안 된다. KBS는 이제 정연주 사장을 버리고 참된 공영방송의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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