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중국 항공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23일 중국 지주회사를 통해 현지 항공사인 하이난(海南) 항공 그룹 계열의 ‘그랜드 차이나 익스프레스 항공’과 지분 인수에 대한 투자 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 그랜드 차이나 익스프레스 항공 지분은 20%로 금액으로는 1억2000만 위안(약 17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측은 “세계적인 조선 경기 호황으로 여유 자금이 많이 생긴 데다 중국 항공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중국 항공사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항공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재무적인 투자자로만 남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장기적으로 항공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이 몇 년 전부터 조선 경기가 꺾일 것에 대비하여 조선 사업 부문 비중을 낮추기 위해 건설기계나 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항공시장은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사업 다각화 대상으로 눈여겨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