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간 세계 불황이 이어질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바로 지금이 2년 뒤 호황을 대비할 시기라는 얘기다.”(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디자인 분야에서 유명한 한 지방대는 신입생을 수학능력 필기시험으로 뽑는다. 중견기업들이 대기업 못지않은 역량을 지니려면 이런 역발상이 필요하다.”(이명우 레인콤 대표이사)
2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실용과 창조의 시대, 우리 기업의 새로운 진로’라는 주제로 열린 제3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업인과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급등 등으로 경제가 어렵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소장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하면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겠지만, 그 이전에 세계 경제가 버티지 못하고 원유 수요가 낮아질 것”이라며 “하반기(7∼12월)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 선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주택경기 침체로 세계 경기는 2010년이 되어야 회복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외환위기 이후 내공을 쌓은 한국 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인 만큼 적극적 인수합병(M&A) 등 공격 투자로 미래의 호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망 산업으로는 에너지 산업이 꼽혔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는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IT 인프라 확산을 가져왔듯 모든 버블은 흔적을 남긴다”며 “최근 고유가로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역발상을 통한 차별화를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송재용(경영학) 서울대 교수는 “연구개발, 디자인, 브랜드를 강화해 2차 제조업을 2.5차로 키워야 한다”며 “웅진코웨이는 외환위기 때 경기 침체로 정수기 연매출이 700억 원으로 떨어지자 정수기 대여 시스템을 도입해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