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회사가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 사업을 말해 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장은 미국 석유사업 진출을 건의했다.
석유산업의 중심지에 진출해야 석유업계의 ‘큰손’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때부터 삼성물산이 공들인 미국 테일러에너지 소유 멕시코 만 유전 인수는 올해 1월 한국석유공사와의 합작 인수로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종합상사들이 자원 및 에너지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달러를 구하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해외 자원거점을 대거 내다판 직후부터였다.》
최근 더욱 활발해진 4대 종합상사발(發) 자원 개발의 특징은 회사별로 주력 자원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석유나 가스 등 특정 자원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구리, 석탄 등 회사별로 가장 강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4사(社) 4색(色)’ 구도가 뚜렷하다.
○ 삼성물산 유전 7곳서 석유 생산
석유와 가스 개발에는 삼성물산과 대우인터내셔널이 먼저 나섰다. 삼성물산은 석유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에서 종합상사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모두 7곳의 유전에서 생산 및 탐사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참여한 유전 사업은 미국 알제리 예멘 등 대륙별로 퍼져 있다. 최 부장은 “앞으로 미국 텍사스 만과 영국 북해지역 석유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며 “종합상사 특유의 ‘트레이딩’ 역량을 발휘해 우리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를 직접 팔겠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가스전 계약인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올해 안에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올해 미얀마 정부로부터 개발 승인을 받은 미얀마 가스전은 7조5000억 ft³에 이르는 초대형 가스전이다. 석유로 환산하면 최대 14억 배럴로 추정된다.
대우인터내셔널 에너지개발팀장인 조준수 이사는 “미얀마 가스전은 현재 파이프라인을 통한 중국 수출까지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