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업계 그린 마케팅 ‘大戰’

  • 입력 2008년 7월 28일 02시 58분


저전력 CPU칩-노트북화면 LED 대체 등 절전경쟁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자 정보기술(IT) 업계가 절전(節電) 기능을 강조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컴퓨터 업계는 절전 기술과 관련된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IT 기기로 떠오른 울트라모바일PC,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등 휴대가 가능한 컴퓨터에서는 ‘오래 가는 배터리’가 제품 경쟁력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대형 컴퓨터 서버 운영센터)는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컴퓨터 업계의 에너지 효율 높이기 노력은 손톱보다 작은 ‘칩’ 단위에서부터 운동장보다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인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제조기업인 인텔은 올해 들어 저(低)전력 기능을 강화한 초소형 CPU 제품군 ‘아톰’을 선보였다.

아톰은 25mm²보다 작은 크기로 소비전력은 0.6∼2.5W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노트북에 쓰이는 칩의 소비전력은 35W이다.

인텔은 절전 기술의 해답을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라는 반도체 신소재에서 찾았다. 트랜지스터의 절연체로 쓰이는 이 신소재는 기존의 ‘실리콘 다이옥사이드’ 소재에 비해 CPU의 발열량을 크게 낮춰 전력 낭비를 줄여준다.

컴퓨터 업계는 PC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화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출시된 신제품 노트북 화면에 발광다이오드(LED) 소재를 적용했다. LED는 액정표시장치(LCD) 소재보다 값이 비싸지만 낮은 전력으로도 더욱 밝고 선명한 화질 구현이 가능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LG전자의 송근영 대리는 “LED의 전력 효율은 LCD에 비해 30∼50% 정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싱크마스터 T’ 모니터의 대기 전력을 업계 최저 수준인 0.3W로 낮췄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대형 컴퓨터 서버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시스코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몇 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을 낮추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IBM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반의 효율을 분석해 사용량이 낮은 IT 자원들을 통합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와 기술을 도입하면 기업은 에너지 효율을 연간 최대 55%(미국 환경청 자료 기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 IT 업계는 이 같은 절전 경쟁력을 제품 판매 및 기업이미지 개선 관련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컴퓨터뿐 아니라 에어컨,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제품에 절전 기능 인증 및 수상 경력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또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도 푸른 숲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를 제작하는 등 회사 이미지의 핵심을 ‘그린’에 맞춘 홍보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어 전자 IT 업계의 ‘그린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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