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한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수 높다’ 보고서에서 “OECD 국가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압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수는 과거 일본의 경제기획청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대한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제시한 것이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올해 1분기(1∼3월) 지수는 18.41%로 OECD 평균인 3.4%의 5배를 넘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14.84%)보다 3.57%포인트, 일본(13.94%)보다 4.47%포인트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에너지 효율성도 낮아 유가 급등에 취약한 점 때문에 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연말에는 지수가 더 높아져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와 2003년 카드사태 때보다 경기가 침체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세계 경제의 안정성장 기조 흔들린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는 안정적인 금융정책, 저유가, 신흥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약 20년간 초(超)안정기를 누렸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쇼크와 원자재가격 급등이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안정 성장기가 끝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은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향방은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이 같은 불안정성 속에서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부진하고 물가상승 압력도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고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도 무너질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차세대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등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