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에 민간 소비 비중은 갈수록 하락해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경제의 완충 역할을 해주는 내수의 뒷받침 없이 수출이 홀로 주도하는 ‘외끌이 성장’을 하면 외부 충격이 왔을 때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GDP(계절조정 기준) 대비 수출 비중은 2분기(4∼6월) 64.9%로 나타나 통계가 집계된 197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수출 비중은 2004년 50%를 넘어선 뒤 지난해 말 61.3%로 상승했다. 반면 2분기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48.3%로 떨어져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사상 최고치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2분기 GDP 성장률(4.8%) 가운데 민간과 정부의 소비, 투자 등으로 구성된 내수 부문의 기여도는 1.8%포인트로 지난해 2분기 GDP 성장률 4.9% 중 내수가 4.5%포인트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순수출의 기여도는 지난해 2분기 0.5%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3.3%포인트로 높아졌다.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국내 산업이 정보기술과 전자 등 자본과 기술집약형 산업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고용을 늘려 소득과 소비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고리가 약화된 것이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