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해운팀 신설에 한진 렌터카 진출 ‘맞불’

  • 입력 2008년 7월 30일 02시 58분


‘물류 맞수’ 육해공 전면전

‘지상전과 공중전에 이어 해상전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진그룹의 ‘전선(戰線)’이 확대되고 있다.

한진그룹이 금호렌터카가 석권하고 있는 개인렌터카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금호그룹 계열사인 대한통운은 해운팀을 신설해 한진해운이 장악하고 있는 ‘바다’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본보 28일자 19면 참조 ▶ 금호아시아나-대한통운 ‘육-해-공 운송의 꿈’ 닻 올렸다

수송과 물류 사업을 축으로 성장해 오면서도 직접적인 맞대결은 항공과 3자 물류 분야에 국한됐던 두 그룹의 경쟁 구도가 올해 들어 화물육상운송, 택배, 렌터카 등 수송, 물류 사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해운업 진출을 공언한 만큼 두 그룹은 ‘육해공’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선의 확대는 금호그룹이 4월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본격화했다. 화물육상운송과 택배사업 등에서 ㈜한진과 경쟁관계인 대한통운이 금호그룹에 인수되면서 항공에 이어 육상에서도 두 그룹이 맞대결을 벌이게 된 것.

한진은 최근 개인렌터카 시장에 진출해 역공을 시작했다. 개인렌터카 시장은 금호렌터카가 부동의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분야.

두 그룹은 저가(低價) 항공 시장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들고 있다. 대한항공이 자회사인 진에어를 설립해 이달부터 운항을 시작하면서 한발 앞서 나갔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산에 기반을 둔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에 230억 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금호그룹 측은 “우리 그룹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넓히다 보니 사업 영역이 비슷해진 것”이라며 “앞으로 차세대 사업인 물류와 관광레저의 시너지에 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측도 “두 그룹이 물류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하다 보니 사업 분야가 겹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경쟁을 통해 서로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45년 화물차 한 대로 문을 연 한진상사가 모태인 한진그룹과 1946년 미국산 중고 택시 2대로 출발한 광주택시에서 시작한 금호그룹은 4월 현재 자산 기준 재계 순위(민영화된 공기업 포함)에서 근소한 차로 10위와 11위를 차지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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