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지도-과당경쟁… 하루 고객 10명인 곳도
TV광고-거리홍보-CEO마케팅… 사활건 판촉전
최근 의욕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생 증권사 8곳이 낮은 인지도와 극심한 경쟁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신생사들은 영업점 사무실을 구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서울시내 요지의 건물 1∼3층은 대형 증권사와 은행 등 기존 업체들이 대부분 선점한 데다 임차료가 비싸 고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토러스투자증권 강남센터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빌딩의 7층에 자리를 잡았다. 여의도에 있는 본점 영업부는 17층에 있다.
김찬환 토러스투자증권 강남센터장은 “강남 등 목 좋은 곳의 건물 1층은 임차료가 고층보다 3, 4배 비싸 입점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신설 자산운용사인 에셋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거치지 않고 펀드를 고객에게 직접 파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기존 업계의 벽’을 절감하고 있다. 고객들이 펀드 상품에 대한 설명을 펀드를 만든 운용사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은행 등에 익숙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방 고객들은 제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웹사이트를 통해 다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워한다”며 “현재 계좌 개설 건수는 하루 60∼70건으로 기대치보다 적다”고 말했다.
초기 연착륙이 여의치 않자 신생사들은 사활을 건 총력전에 돌입했다. 올해 초 신흥증권을 인수해 새로 출범한 HMC투자증권은 4∼7월 광고비로 50억∼6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같은 기간 국내의 한 대형 증권사가 쓴 광고비(20억 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IBK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연 5.15∼5.20%)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 지급을 선언했다. LIG투자증권은 또 출근길 캠페인은 물론 점심시간에 본점이 입점한 건물 내 구내식당을 찾아 회사 스티커를 붙인 떡을 돌리는 등 현장 영업에 나섰다.
에셋플러스는 외환위기 시절 1억 원을 156억 원으로 불려 ‘미다스의 손’으로 유명세를 탄 강방천 회장이 8월부터 전국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