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율 1996년 12월 후 최고
소비재판매가 1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내수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재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지난달보다는 4.3% 줄었다.
소비재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어든 것은 2006년 7월(―0.6%) 이후 처음으로, 감소폭도 2005년 1월(―3.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경기에 민감한 의복 등의 소비도 줄었지만 고유가 영향으로 차량용 연료 소비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휘발유 판매량은 6월 전년 동월 대비 4.6% 줄어든 데 이어 7월 들어서도 7.5%(15일까지 잠정 집계치) 줄었다.
소비가 줄면서 제품 생산 및 출하도 줄어 광공업 생산은 작년 동월에 비해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3.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생산자 재고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늘어 1996년 12월(16.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계청은 세계 경기 부진 등으로 주로 수출용인 반도체 재고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동향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5개월째 동반 하락하고 있다. 두 지수가 5개월간 동반 하락한 것은 2004년 4∼8월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수출 차질의 영향으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경기 하강이 심화되고 있으며 소비심리 위축과 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재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실사지수(BSI)는 76으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떨어져 기업의 체감경기도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BSI는 71에서 69로, 내수기업 BSI는 73에서 71로 각각 2포인트 하락해 각각 2006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