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앞. 4개의 수선 가게는 30분 동안 약 20명의 고객이 다녀갈 정도로 붐볐다. 20대 중반의 남성부터 40대 초반의 주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청바지를 수선하러 온 대학생 김영 씨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서울 유학 비용도 많이 들어 고향 강원도에 계시는 부모님께 부담 드리기가 죄송하다”며 “요즘에는 안 입던 옷들도 다시 꺼내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명품 수선의 메카다. 압구정동에만 20여 개의 명품 전문 수선가게가 있다.
가방과 구두 수선가게를 운영하는 김정훈 사장은 “고객이 지난해에 비해 15% 정도 늘었다”며 “요즘 같은 때 명품 구두 신상품을 사기는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 2층 ‘원어민 영어교실’에는 초등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 주민자치센터는 올해 5월 SDA삼육외국어학원과 함께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 강좌를 열었다. 일주일에 3일 동안 원어민이 한 시간씩 수업하는데 수강료는 월 5만5000원이다.
안지호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 담당자는 “상설 영어 강좌는 과정별로 1개 반을 운영했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지난달부터 2개 반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저녁 시간 ‘떨이 행사’는 알뜰 소비자들의 관심사다. 대형마트는 주로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운 수산물이나 육류를 폐장 시간 직전에 20∼40%가량 싸게 판매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28일 수산물 떨이 제품 매출은 7792만 원으로 6월 같은 기간(6869만 원)에 비해 13.4% 늘었다는 것.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주로 차를 타고 가는 대형마트 대신 걸어서 쇼핑할 수 있는 ‘동네’ 슈퍼마켓 이용도 늘고 있다. 지난달 롯데슈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었다. 롯데슈퍼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3월 4.9%, 4월 6.9%, 5월 8.6% 등 최근 유가 급등과 맞물려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계획 쇼핑’도 고물가 시대의 쇼핑 변화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6월 ‘전단 상품’ 행사를 두 차례 했는데 전체 매출 대비 ‘전단 상품’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보다 각각 2.9%, 1.5%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전단 상품은 대형마트가 특정 품목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이마트 측은 “전단 상품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미리 계획하지 않은 제품을 잘 사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STX그룹은 지난해 대리가 과장으로 진급하려면 5개월짜리 온라인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과장이나 차장급은 7개월짜리 심화학습을 수료하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7월 현재 100여 명의 대리급 직원들이 온라인 MBA를 수강하고 있다.
삼성전자, LG그룹,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들은 1990년대 사이버연수원을 개설했고 전체 교육과정 중 50% 이상을 e러닝으로 대체했다.
과장급 이상 필수 과정으로 ‘경영관리능력 향상과정(온오프 통합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LS산전 연수원의 노화정 대리는 “교육비가 저렴하고 수강하기가 편리해 온라인 교육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온라인 교육업체 휴넷의 조영탁 대표는 “기업들의 온라인 교육 수요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늘었다”며 “과거 기업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교육 예산을 줄였지만 요즘은 인재 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해 저렴한 e러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철중(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남효주(고려대 노어노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