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평가 항목에 포함… 우수직원 포상도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상품부문 임원의 평가항목에 ‘이산화탄소(CO₂) 저감’을 포함시켰다. 이 회사는 “물류센터를 운영할 때나 상품을 이동시킬 때, 심지어 출장에 이용하는 교통수단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쓰는지 점검해 이를 임원의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매달 한 차례씩 ‘CO₂ 줄이기’ 제안 콘테스트를 연다. 우수한 제안을 한 직원에게는 100만∼1000만 원의 상금을 준다. 실효성 있는 안은 곧바로 매장 운영에 반영한다.
기업들의 온실가스와 에너지 저감 운동이 ‘캠페인’에서 ‘경영’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과 밀접한 유통업계에서 임직원들의 에너지 저감 노력을 평가 또는 포상으로 연결하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신세계 그룹은 10월 24일 창립기념일에 전국 백화점과 이마트 사업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에너지 다이어트’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각 사업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감한 에너지를 석유환산톤(TOE)으로 환산해 평가한다. 대상, 우수상, 장려상 등 모두 11개 사업장에 100만∼300만 원의 상금을 준다.
현대백화점은 올여름 ‘탄소라벨’ 상품을 내놨다. 옷 한 벌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CO₂의 양을 환산해 표시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온실가스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에너지 다이어트 운동으로 올해만 연간 23억 원, 약 2630만 kW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는 “절감되는 에너지를 CO₂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나무 400만 그루를 심어야 하는 양”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CO₂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19m짜리 대형 화물차를 물류 차량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보통 차량 기준으로 5만여 대가 배출하는 양만큼의 CO₂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점포의 조명을 ‘경제형’으로 바꾸고 모터용 인버터를 도입했다.
이 백화점은 다음 달 유통업계 처음으로 노원점에 태양열발전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옥상의 태양열발전 설비로 온수를 생산할 뿐 아니라, 주변에 신재생에너지 체험 공간을 꾸며 기업 홍보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녹색 경영’이 실질적인 경비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회 공헌 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은 “CO₂ 저감을 통해 지난해 35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올해는 40억 원을 절감 목표로 삼고 있다”며 “CO₂ 배출량 감축이 주축인 환경경영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