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요트를 빌려 ‘호화판’ 이사회를 열고 시간외수당 306억 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큰 폭 인상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신용보증기금은 직원들이 무단결근을 하며 해외여행을 다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작년 8월 말 제주도에서 1박 2일 이사회 개최비용으로 3120만 원을 쓰는 등 최근 3개년의 이사회 비용으로만 7454만 원을 썼다. 기업은행은 1회 이사회를 열면서 △요트 임차료 298만 원 △골프비용 435만 원 △식사비 465만 원 △단란주점비용 455만 원 등을 지출해 흥청망청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2005∼2007년 정부 승인 인건비 인상률이 각각 2%, 3%, 0%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외수당을 일률적으로 306억 원 추가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인건비를 각각 8.2%, 1.3%, 8.2%나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은행은 또 2006∼2007년 통근비 81억 원을 이중 지급했다.
2005∼2007년에는 연차휴가보상금 136억 원을 과다 지급했다. 중소기업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760만2000원으로 8개 금융공공기관 중 3위였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인사규정에는 15일 이상 무단결근자는 ‘당연 해직’해야 함에도 조사연구직직원과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별정직 직원 등 총 34명이 2∼36일간 무단결근을 하며 유럽과 중국여행을 다녀왔지만 사실 파악조차 못했다.
조사연구직 최모 씨는 2006년 스위스 일본, 2007년 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2년간 총 9회에 걸쳐 해외여행을 하며 36일이나 무단결근했다.
신보는 또 임차보증금 무상지원에 대해 감사원 지적을 받고도 작년 1월 오히려 보증금 한도를 8000만 원에서 1억4300만 원으로 늘려 482명 직원에게 533억 원을 무상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