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권사 10조손실 위험
국내 증권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설계한 주가연계증권(ELS)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미국발(發) 신용위기가 국내 ELS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약 형태에 따라 조건은 다양하지만 국내 일부 ELS는 외국계 증권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 국내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는 유형의 계약이 맺어져 있다. 따라서 외국계 증권사가 쓰러지면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ELS 투자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ELS 미상환잔액은 25조2764억 원으로 지난해 말 17조4647억 원에 비해 44.7% 늘었다. ELS는 올해 상반기에만 15조6783억 원어치 팔렸고, 월평균 발행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1조 원 이상의 ELS 거래를 한 외국계 증권사는 UBS 크레디트스위스 메릴린치 등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ELS를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이 입을 손실 규모를 10조 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