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국제시장서 원유보다 싼 기현상도
원유와 가스에 이어 유연탄과 니켈 등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전략자원의 가격이 줄줄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가격 폭등세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4일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 t당 18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유연탄 가격(호주 뉴캐슬 본선인도가격 기준)은 넷째 주 180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다섯째 주에는 170달러로 다시 하락했다.
발전용 연료 대체재인 유연탄 가격은 국제 유가 급등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7월 67.9달러에서 올해 7월 180달러(월평균 기준)로 165%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전열선이나 스테인리스강 제조 등에 쓰이는 니켈 현물가격은 7월 넷째 주 t당 1만9650달러에서 다섯째 주에는 1만8316달러로 7% 가까이 폭락했다. 니켈은 지난해 연간 평균가격이 3만7230달러였으나 7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기 및 전자기기, 건축재 등으로 쓰이는 구리 가격도 7월 넷째 주 t당 8312달러에서 다섯째 주 8261달러로 51달러 내렸다.
석유 가스 유연탄 니켈 구리와 함께 정부의 8대 전략자원에 포함되는 우라늄과 철광석은 같은 기간 가격 변동이 없었고 아연만 t당 1862달러에서 1863달러로 1달러 올랐다.
한편 1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가격은 배럴당 120.25달러, 같은 날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120.40달러로 휘발유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0.15달러 낮았다.
휘발유는 원유 정제공정을 거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비용을 감안하면 휘발유 가격이 원유보다 통상 10∼20% 높은 게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휘발유가 원유보다 낮게 거래된 것은 2001년 8월 2일 이후 7년 만이다.
두바이유와 휘발유 가격의 역전 현상을 놓고 정유업계에서는 원유 가격 하락 안정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면 원유 수요도 감소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입가격도 프로판가스는 t당 860달러, 부탄가스는 890달러로 7월보다 각각 4.9%, 6.3% 낮게 정해져 9월 국내 공급 가격 책정 때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8대 전략자원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 정부가 비축물량 등을 특별 관리하는 자원으로 석유 가스 유연탄 우라늄 철광석 구리 아연 니켈 등이 지정돼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