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OECD 평균보다 1.1%P 높아

  • 입력 2008년 8월 5일 02시 59분


국제원자재 상승분보다

국내물가 훨씬 더 올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감안하더라도 현 정부 출범 초기의 고(高)환율 정책이 일정 부분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OECD가 내놓은 연간 물가상승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5%로 OECD 30개 회원국 평균인 4.4%보다 1.1%포인트 높았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전체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아이슬란드가 12.8%로 가장 높았고, 터키 10.6%, 체코 6.7%, 헝가리 6.7%, 벨기에 5.8% 순이었다.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으로 구성된 선진 7개국(G7) 국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에 그쳤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2.0%로 회원국 중 가장 낮았고, 미국은 5.0%, 영국 3.8%, 프랑스 3.6% 등이었다.

한국의 올해 2분기 물가상승률은 4.8%로 지난해 2분기의 2.4%에 비해 갑절로 뛰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은 2.4%에서 3.9%로, G7 국가 평균은 2.1%에서 3.6%로 올라 상승폭이 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물가가 멕시코(5.3%), 그리스(4.9%), 슬로바키아(4.6%), 폴란드(4.5%) 등 한국과 경제력이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국가보다 많이 뛴 이유로 현 정부 출범 초기의 고환율 정책을 꼽았다. 수출 증대를 위해 높은 환율을 유지하다 보니 유가와 원자재의 국제가격 상승분보다 국내 물가가 더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6월 에너지가격 상승률은 22.3%로 회원국 가운데 5위였다. OECD의 평균 에너지가격 상승률은 19.3%, G7 국가 평균은 20.6%였다.

송준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출에 역점을 둔 고환율 정책 때문에 유가 상승이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라며 “정부 출범 초기 경기 부양에 대한 조급증으로 환율정책을 펴면서 부작용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따른 달러화 수요가 늘면서 고환율이 초래됐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외국인 투자가의 주식 매도와 경상수지 적자, 미국발 신용경색이 이를 부추긴 측면도 크다”고 해명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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