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조1400억 규모 순매수… 채권시장 안정세로
7월에 국내 채권을 대거 처분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달 들어서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9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7일까지(영업일 수 기준 5일간) 국내 상장(上場) 채권시장에서 총 1조1400억 원어치를 순매수(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했다.
국적별로는 싱가포르가 6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다음으로 미국 2000억 원, 영국 1000억 원, 태국 10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9월 위기설은 6조3000억 원에 이르는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가 9월에 돌아올 때 외국인들이 만기 상환된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한꺼번에 빼 가면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올 것이란 시나리오다.
지난달 25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 중인 채권 46조7000억 원 가운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11조1000억 원에 이른다. 월별로는 8월 7000억 원, 9월 6조3000억 원, 10월 1조 원, 11월 1조7000억 원, 12월 1조4000억 원 등으로 유독 9월에 만기가 많이 몰려 위기설이 증폭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이 이달 초 채권 매수세로 전환해 시장의 우려가 한층 완화됐다”며 “현재 채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은 장기투자자여서 채권 만기가 돌아와도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9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은 대부분 국고채나 통화안정채권이어서 정부가 물량이나 금리 조정을 통해 통제할 수 있다”며 9월 위기설을 일축한 바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