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광판 ‘박물관’으로

  • 입력 2008년 8월 11일 03시 10분


효용성 떨어져 신설 객장서 자리감춰

개미 투자자들의 애환이 깃든 증권사 객장의 ‘시세 전광판’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빌딩에는 SK증권 등 8개 증권사 지점이 입주해 있지만 전광판을 갖춘 곳은 한 곳도 없다. 지난해 말까지 전광판을 유지해 오던 SK증권마저 올 초에 “효용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광판을 없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168개)을 운영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은 현재 29개 지점에만 전광판을 운영 중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2002년 98개 지점에 전광판이 있었지만 현재는 36곳에만 전광판이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2004년부터 전광판을 줄이기 시작해 현재 전국 121개 지점 중 83개 지점에서 전광판을 운영 중이다.

설립 초기부터 아예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전국 152개 지점 중 전광판이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토러스투자증권도 전광판을 놓을 자리에 소파를 놓고 시세를 조회할 수 있도록 단말기를 설치했다.

반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1979년 시세 전광판을 도입했던 대신증권은 노년층이 여전히 전광판을 선호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현재 115개 지점 중 91곳(79%)에 전광판을 운영 중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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