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3위 STX팬오션 해운업계 선두 예약?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STX그룹이 2001년 그룹 출범 이후 첫 ‘업계 1위 계열사’ 배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4만여 그룹 임직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계열사는 해운회사인 ‘STX팬오션’.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1∼6월)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해운업계 부동의 1위인 한진해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STX팬오션은 상반기 매출 4조2244억 원, 영업이익 4380억 원으로 업계 1위 한진해운과의 매출 격차를 169억 원으로 좁혔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2308억 원 앞섰다.

2분기(4∼6월) 실적만 놓고 보면 STX팬오션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모두 제치고 업계 수위를 차지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밀려 국내 해운업계 만년 3위였던 STX팬오션은 지난해 처음으로 현대상선을 제치고 업계 2위(매출액 기준)로 올라섰다. 1988년 한진해운이 대한상선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양강(兩强) 체제가 20년 만에 무너진 것.

상반기에는 주력 사업 분야인 벌크선 시황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업계 정상 등극까지 바라보게 됐다. 이 회사는 운용 중인 전체 선박 500여 척 중 90%가 벌크선일 정도로 벌크선 중심 회사다.

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주력 분야인 컨테이너선 부문은 벌크선 시황만큼 좋지 못한 편이다.

STX그룹은 2001년 그룹 출범 후 조선, 해운, 엔진, 에너지, 건설 부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8개 주력 계열사 중 업계 1위는 하나도 없었다.

매출액 기준으로 그룹 내 2위 계열사인 STX조선은 세계 조선업계 1∼5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이어 6위에 머물러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상반기에만 13척의 선박을 발주하고 탱커 운용선대를 14척으로 확대하는 등 벌크선 외에 다른 분야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그룹 창설 이후 첫 업계 1위 계열사 탄생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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