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공동개발 길 열린다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加와 한국 쇄빙선 투입 논의

북극해 지질-지리 탐사키로

한국이 북극해에 인접하고 있는 5개국 중 하나인 캐나다와 이르면 2010년부터 북극해의 지질 및 지리 공동탐사에 나선다.

한-캐나다 북극해 공동연구는 과학부문 교류를 확대하는 게 표면적인 목적이지만 정부와 과학계는 앞으로 한국이 북극 자원의 공동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이홍금 소장 등 핵심 관계자 3명이 지난달 말 캐나다의 북극 과학기지인 ‘레졸루트’ 등을 방문해 캐나다 정부 고위 인사들과 북극해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소장은 “캐나다 측에 양국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며 “MOU 주체와 구체적인 협력방식 등을 조율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식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연구협력 방안에는 △북극해 지질 및 지리 탐사에 한국의 첫 쇄빙선 ‘아라온’호 투입 △레졸루트 기지에 한국 연구인력 파견 △향후 건설할 캐나다 국제과학기지 단지에 공동연구센터 설립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북극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2012년까지 자국(自國) 북쪽 영해의 지질조사 결과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국과의 공동연구 및 탐사를 검토하던 캐나다는 내년 9월 출항할 ‘아라온’호의 활용도를 높이 사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라온호는 이르면 2010년 북극해 지질 및 지리 탐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캐나다 북극 영해의 대륙붕이나 심해 자원에 대한 고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북극 지역은 세계 자원의 보고(寶庫)로 꼽히면서 최근 주변국들을 중심으로 자원 선점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센터(USGS)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원유 900억 배럴, 천연가스 47조3000억 m³가 매장돼 있다. 이는 지구상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13%, 30%에 해당한다.

극지연구소 측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 정부나 민간업체의 북극해 진출에 비협조적이고 공동 자원개발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캐나다와의 긴밀한 협조는 북극권에 진출하는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는 우선 내년부터 육상생물학 및 해양생물학 분야 연구진을 레졸루트 기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또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캐나다의 북극 연구 및 쇄빙선 운영회의에도 참석해 지질탐사를 포함한 공동연구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진동민 극지연구소 정책개발실장은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에 있는 ‘다산기지’가 유럽 국가들과의 교류를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해 왔듯이 한-캐나다 연구협력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 긴밀히 협조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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