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서 조직관리-실무경력 ‘귀하신 몸’
한화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60여 명의 경력사원을 뽑았다. 미국 유럽 중국 등 현지에서 직접 채용한 인원도 33명이다.
‘글로벌 한화’를 외치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만큼 ‘글로벌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한화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화그룹 인사담당자는 “경력사원을 뽑을 때 해외 문화에 얼마만큼 유연하게 적응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학교생활을 예로 들면 성적 우수자보다 각종 활동을 통해 해외 문화를 자주 접한 인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해외 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18일 헤드헌팅 전문회사인 HR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사(自社)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기업들의 경력사원 모집 공고(1411건) 중 글로벌 매니저 공고는 722건으로 51.2%를 차지했다.
글로벌 매니저란 글로벌 환경에서 뛰어난 조직관리 능력과 실무능력을 보이는 경력직 인재를 의미한다. 주로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했거나 외국계 기업에 근무한 과장급 이상이 해당된다.
2001년 글로벌 매니저 채용 의뢰 비율은 7.2%에 불과했지만 7년 만에 약 7배로 늘었다.
HR코리아는 “기업들이 과거 해외사업 부문에만 글로벌 매니저를 구했지만 최근에는 인사, 재무, 디자인, 기획, 영업 등 거의 모든 직무에서 글로벌 역량을 요구하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경력사원 채용 시 우대요건(16만7927건) 중 해외연수 경험, 능통한 외국어 등 글로벌 역량이 8만7560건(52.1%)으로 가장 많았다.
최경숙 HR코리아 수석컨설턴트는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면서 글로벌 매니저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와 올해 대폭 늘었다”며 “수년 전만 해도 국내 관리자급의 필수사항은 공인 영어점수, 실무경력, 실적 정도였지만 올해는 해외 경험,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 구사능력 등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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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가 흔치 않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다국적 기업의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관리자이지만 대다수 직장인은 외국어 공부에만 힘을 쏟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효진 HR코리아 사장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현재 직무에 전문성을 쌓으면서 회사가 지원하는 해외 연수나 행사에 참여해 해외 경험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다국적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해외 유명 대학이나 기업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