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2일 수입 유아용품 편집매장 ‘디 아스 베이비(The A's Baby)’를 열었다. 누들앤부, 스와들, 쥬쥬베 등 미국, 일본, 유럽의 백화점에서 인기를 끄는 27개 유아용품 브랜드를 파는 매장이다.
36.3m²(약 11평) 크기인 이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300만 원으로 같은 면적의 기존 유아용품 매장보다 매출이 67%나 많다. 다양한 상품을 갖춘 데다 가격 거품을 뺀 것이 비결이다.
‘디 아스 베이비’는 백화점 매장을 빌린 중간 유통업체가 수입업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해 팔던 이전 방식을 벗어나 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수입업자에게서 납품받아 꾸몄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백화점 업계가 눈에 띄게 변신하고 있다. 전통적인 백화점 영업방식은 판매업체를 입점시켜 관리해 주고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형태다. 하지만 최근엔 바이어가 자체적으로 상품 구입과 판매를 기획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처럼 획일화된 상품과 똑같은 가격으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권순만 현대백화점 아동용품 바이어는 “‘디 아스 베이비’는 수입용품에 관심이 많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며 “중간 유통업체가 각각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10월 디자이너 루비나 씨의 디자인을 몽골 업체가 생산하는 ‘캐시미어 니트’ 특별전을 준비 중이다. 가격이 기존 수입 브랜드보다 30% 정도 싸다는 게 이 백화점의 설명이다.
다른 곳에선 팔지 않는 독창적인 상품을 파는 것도 백화점의 생존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패션, 잡화의 기획과 해외 직소싱(직거래)을 전담하는 ‘선진MD(상품 구입·기획자)팀’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선진MD팀이 운영하는 수입 아동복 편집매장 ‘키즈 스타일’과 해외 브랜드 슈즈 매장 ‘슈 컬렉션’ 등은 이미 젊은 주부와 여성들 사이에서 꽤 알려져 있다. 선진MD팀은 유럽 패션 브랜드를 기존 제품보다 30∼40% 싸게 파는 ‘해외 직소싱 테마숍’을 강남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11일 ‘자주 MD팀’을 발족하고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매장 개발에 나섰다. 이 백화점은 하반기(7∼12월)에 시니어 남성용 브랜드 ‘엘 파파’, 스포츠화 ‘스케쳐스’ 등을 단독으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탈리아 스타일의 청바지 브랜드 ‘가스’를 자체 브랜드(PB)로 개발했고 유럽 직수입 구두와 스니커즈 등을 판매하는 ‘슈 클립’도 기획해 선보인다.
식품 매장에서도 독창성을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최근 문을 연 과일카페 ‘프뤼엥’은 과일 케이크와 요구르트, 푸딩 등 과일과 관련된 먹을거리를 모두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이원준 전무는 “백화점마다 입점 브랜드가 많이 중복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백화점에서만 살 수 있는 브랜드로 차별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