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분석 “공급확대 = 가격하락論 시장과 불일치”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입주물량 많을 때 집값 안정

분양 2만채 준 2004년

입주 2만채 늘어 하락

각종규제도 주요 변수

국토해양부가 수도권에 있는 오산세교지구와 인천 검단지구의 개발 면적을 확대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과거부터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제시해 왔다.

그렇다면 주택 공급과 매매가격은 얼마나 관계가 있을까.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수도권과 지방의 연도별 아파트 분양물량 및 입주물량, 전년 대비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매매가격은 분양물량 및 입주물량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상대적으로 분양물량보다는 입주물량이 매매가격에 조금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경우 분양물량은 2003년 17만2583채에서 2004년 15만2033채로 줄었지만 입주물량(17만9764채→20만2817채)은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중 수도권의 전년 대비 매매가격은 2003년 13.36% 상승에서 2004년 0.88% 하락으로 바뀌어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지방도 이 기간 분양물량(18만3408채→15만4572채)은 줄고 입주물량(12만3070채→14만1245채)은 늘었는데, 매매가격 상승률은 11.64%에서 2.62%로 하락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분양 후 3년 정도 지나야 실제 아파트가 공급되기 때문에 매매가격은 분양물량보다는 입주물량과 좀 더 긴밀한 관계를 보인다”며 “실제 시장에서도 입주물량에 따라 매매가격은 물론 전세가격도 변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굵직한 부동산 대책만 10여 개가 쏟아져 나오면서 정부 대책이 매매가격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세울 때 공급뿐 아니라 각종 규제가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수도권에서는 공급을 늘리지 않고는 집값을 안정시키기가 어렵지만 지금처럼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는 공급보다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서승환 교수는 “정부는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기보다는 이중 삼중으로 겹겹이 쳐진 규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집을 사는 시점은 언제로 잡는 게 좋을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집값 등락률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지역의 현재 집값이 과거보다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은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 현재 집을 사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지만 서울 강북지역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가격이 내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