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전도사 ‘출동’ 공기업 수술수위 촉각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LG때 강한 뚝심 유명

공룡조직 바꿀지 주목

“취임뒤 계획 밝히겠다”

한국전력공사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으로 김쌍수(63·사진) LG전자 고문을 선임했다. 그는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첫 한전 사장이 됐다.

김 신임 사장은 1969년 럭키금성(현 LG그룹)에 입사해 2001년 LG전자 가전(DA)사업본부장(사장), 2003년 LG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가 지난해 말 고문으로 옮긴 전형적인 ‘LG맨’이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LG전자 CEO 시절 ‘혁신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자주 화제가 됐다.

김 신임 사장의 모토는 ‘끊임없는 혁신’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6시그마를 도입해 생산현장의 혁신활동을 주도했고, LG그룹 특유의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TDR’(Tear Down & Redesign·기존의 프로세스를 완전히 찢고 새로 다시 설계하자는 뜻)를 통해 상시적 경영혁신을 추진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백색가전 부문을 접어야 한다’는 외부 평가기관의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원가 절감과 프리미엄급 제품 개발에 더 매진해 LG의 가전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실적 때문에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003년 6월 김 부회장을 ‘아시아의 스타’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그런 그를 규모와 상징성 면에서 한국의 공기업을 대표하는 한전 사장직에 앉힌 것은 그만큼 공기업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한전 내부에서는 뚝심이 강한 김 신임 사장 선임에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가 진 짐도 만만치 않다. ‘공룡 조직’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거대 공기업 한전은 관료조직 못지않게 연공서열을 따지는 문화가 강하고, 고유가 상황에서 영업 손실은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 신임 사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장 선임 소감을 묻자 “취임 뒤에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 임명을 거쳐 25일경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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