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돈 1원도 가져오지 않겠다”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포스코, 애널리스트 초청 인수 전략 비공개 설명회

“인수후 자금회수 않고 표준적으로 주식 인수할 것”

포스코가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9, 20일 이틀 동안 각 증권회사의 조선 및 철강업종 애널리스트 40여 명을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로 초청해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된 설명회를 열었다.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전략과 향후 성장전략 등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와 함께 대우조선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GS와 한화그룹은 6월경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개별접촉하면서 인수 타당성을 설명하는 등 물밑 작업을 해왔지만 포스코는 인수전이 과열되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

이번 설명회에 참석한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설명회에서 “포스코는 대우조선을 인수해 최고 경쟁력을 갖춘 기간산업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철강과 조선 기술을 결합해 철강을 통해 바다를 지배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개도국에 조선소와 제철소를 패키지로 지어주는 대가로 철광석 등 원료를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등의 ‘패키지 딜’도 가능하다”며 대우조선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와 대우조선이 결합하면 향후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구조물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선박제어시스템 등 선박 운항에 필요한 정보통신 관련 기술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포스데이타 등 포스코의 정보통신 계열사가 관련 기술을 제공해 수입 대체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주식 인수 방법에 대해 이 부사장은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을 회수하거나 차입매수(LBO)를 하지 않고 단순하고 가장 표준적인 방식으로 주식을 인수할 것”이라며 “단돈 1원도 대우조선에서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서는 △기술 유출 위험이 없는 국내 자본 중심 △대우조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 △인수 이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할 수 있는 지분 확보 등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번 설명회는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 의지를 시장과 투자자에게 간접적으로 밝히고 포스코의 인수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아직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인데 먼저 출발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며 “최소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는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먼저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 같아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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