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세워질 예정인 태양광발전소가 민간 전기공사업체들의 성금으로 건설된다.
전국 1만1600여 개 전기공사업체가 참여한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남병주 (주)보국 대표)는 소속 회원사들이 자율적으로 모금한 돈으로 올해 11월 말까지 독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해 정부에 양도하겠다고 21일 밝혔다.
▶본보 6일자 A1면 참조
전기공사협회 전국 회원대표들은 20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협회 회의실에서 독도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결의하고 다음달 1일부터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발전소는 50kW급으로, 비용은 25억 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된다.
박영한 전기공사협회 상근 전무는 "회원사들이 이 사업에 적극적인 데다 회원사 중에는 대형 건설사도 있기 때문에 모금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에 태양광발전소를 짓자'는 아이디어는 전기공사협회 남 회장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의 제의에 대다수 회원사가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마침 자체적으로 독도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던 정부도 최근 협회의 제안을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독도에서는 해양경찰청이 관리하는 디젤발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해서 쓰고 있다.
시공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회원사 중 한 곳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이며 한전KPS(옛 한전기공)가 유력한 후보다. 협회는 다음달 초까지 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50kW급은 약 17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설비용량. 발전소가 가동되면 독도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30% 정도를 충당할 수 있다.
협회는 발전소가 완공되면 등대와 관련된 시설은 국토해양부에, 경비초소 관련 시설은 해양경찰청에 각각 양도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측은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게 될 독도 동도에는 평평한 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집열판과 축전 장비를 동도 곳곳에 설치해서 발전한 전기를 모았다가 송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하늘에서 보면 집열판 때문에 독도가 반짝반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발전소 건설 때는 일본 부품을 일절 쓰지 않기로 해 눈길을 끈다.
박 전무는 "태양광발전소 건립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순수 국내 부품만 사용하기로 했다"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남한 지역에만 3150여 개의 섬이 있고, 유인도 464개 중 15곳에 태양광발전소가, 2곳에는 풍력발전소가 건설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독도에 태양광·풍력발전소를 건설해 독도에서 이용하는 전기를 청정에너지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문화재심의위원회는 올해 2월 태양광발전소만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