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아파트 만족도’ 업체 10%만 참여한 까닭

  • 입력 2008년 8월 25일 03시 00분


《국토해양부가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해 삼성물산 엠코 동일토건 서해종합건설을 우수 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정부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소비자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본보 23일자 B1면 참조

래미안 - 동일하이빌… 아파트 만족도 우수업체로 선정

우수 업체로 선정되면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8월 말까지 분양승인 신청을 하는 주택에 대해 지상층 건축비의 1%를 분양가에 더할 수 있고,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요건을 갖춘 383개 업체 중 평가를 신청한 39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고, 조사 비용은 건설사가 부담했습니다.

그런데 건설업계는 좀 탐탁지 않은 표정입니다. 우선 ‘부동산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의외의 업체가 선정된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평가 결과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입주민들이 담합해 점수를 높게 매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죠. 한 건설사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집중해 아파트를 지은 업체는 전국에 고루 아파트를 지은 업체보다 입주민 등을 관리하기가 수월하다. 공급 물량이 많은 업체일수록 불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입주민뿐 아니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감정원 등 5개 기관이 평가업무를 지원했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에서 검증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설사와 입주민이 짜고 점수를 높게 매긴 사실이 적발될 경우 해당 건설사의 분양승인을 취소하기로 미리 고지하기도 했지요.

평가가 부담스러운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수 업체에 주는 인센티브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잘하면 본전이고, 우수 업체에 못 들면 망신이어서 신청하기가 꺼려졌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도 덕분에 소비자의 편익이 커진다면 좋은 일이지요.

평가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파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국토부는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고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소비자만족도 평가가 도입 취지에 맞게 잘 정착되기를 소망합니다.

손효림 경제부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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