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A전자의 55인치 Full-HD LCD TV가 190만원대라며, ‘지름신’을 자극하며 ‘뽐뿌’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판 댓글에 ‘싸다’는 반응과 함께 2006년 모델로 초기 출고가가 1200만원이었다는 글이 달렸다. 그리고 해당 제품을 실제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가 올린 사진을 볼 수 있는 게시글 링크가 걸렸다.
같은 회사의 52인치 LCD TV 최신형 모델이 300만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많이 저렴한 편이다. 물론 기능이나 여러 가지 점에서 최신형 모델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저렴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앞의 제품이 600만원이던 20개월 전에에도 저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전자제품은 이처럼 짧은 시기에 가격 변동이 많은 편이다. 이 중에 LCD TV나 PDP TV가 가격 변동이 가장 심한 편이다. 보통은 2-3년 사이에 초기 출고가 의 1/3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앞에 사례처럼 1/6 수준으로 급전직하하는 경우도 있다. 또 몇 개월만 지나면 몇 십만 원 원 이상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럼 평판 TV는 언제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신제품일수록 성능이 좋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한 늦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평생 살 수 없게 되는데, 가장 필요할 때 사라는 얘기다. 지금 싸다고 잘 사용하지 않을 제품을 사는 건 그야말로 낭비일 뿐이다. 몇 달만 지나면 지금 싸다고 생각한 가격보다 더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화면크기가 2.54cm(1인치)당 1~1.5만원이 되는 시점이 평판 TV를 구입할 적기가 아닐까.
필자가 평판 TV와 같이 가격 변동이 심한 전자제품의 구입 시기를 늦추라고 권하는 건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보다 기술의 변화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가격하락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전자제품에 대한 기술이 많이 변하고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찍 사면 1-2년 뒤에 자신보다 고장은 적고 성능은 뛰어난 TV를 절반 가격에 사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LCD TV와 PDP TV가 널리 사용될 정도로 보편화 됐지만 아직 고장이 잦은 편이다. 많은 이용자가 제품 오동작으로 수리와 교체 요구가 잦은 것을 보면 아직까지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기존의 브라운관(CRT) TV에 비하면 내구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라고 한다.
LCD TV나 PDP TV와 관련해서 많이 언급되는 말이 있다. ‘꼭 보증기간이 지나고 몇 달 있지 않아 고장 난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2년 쓰고 고장나도록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다.
돈이 더 들지만 남들보다 먼저 최신 기술의 혜택을 맛보는 얼리어답터의 길을 선택해 베타테스터의 역할을 즐길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을 받더라도 더 저렴하게 안정화된 기술의 혜택을 누릴 것인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박응서 동아사이언스 기자 gop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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