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지금이 ‘기업 팔비틀기’ 할 때인가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지난해 세계적으로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M&A) 거래 규모는 약 5조 달러나 됐다고 합니다. 어떤 기업이든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때 M&A는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중요한 전략이 된 것이지요. 우리 기업들도 최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규제개혁 속도내야 할 정치권

기업 압박성 발언에 뒷말 무성”

물론 M&A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AT커니, 매킨지 등 세계적인 컨설팅회사들의 조사를 보더라도 1990년대 이후 이뤄진 기업 M&A의 절반 이상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후화’한 국내 기업에는 M&A가 사업구조를 바꾸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란 견해에는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 일각에는 M&A에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그룹이 26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화 측은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 발표는 타이밍상 약간 씁쓸한 뒷맛도 남겼습니다.

며칠 전 여당 대변인은 “투자는 뒷전이고 다른 기업 먹기나 자식들에게 물려주기에만 급급한 기업인들이 꽤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습니다. 대변인은 “그런 기업이 어디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한화를 지목했다고 합니다. 이 논평 이후 한화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연초 발표했던 투자계획 외에 추가 계획을 짜느라 바쁩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기업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해당 기업들도 “이미 올해 초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는데…, 기업의 투자계획이 하루 이틀 사이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닌데…”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특정 기업을 편들거나 비판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규제 개혁 등 투자환경 개선 작업은 소홀히 한 채 자칫 기업의 팔을 비트는 듯한 정치권의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여러 기업이 뛰어든 대우조선 인수전이 가열된 상황에서 정치권의 도를 넘는 특정 기업 ‘압박’은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도 알았으면 합니다.

조용우 산업부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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