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황금 키’ 우리가…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7분


포스코-GS-현대重-한화 사운 건 인수전

10월 15일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재계 판도 변수될 듯

■ 산은,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그룹이 뛰어들어 4파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주식매각 안내서를 받아갔던 성동조선해양이나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던 삼성중공업과 STX그룹은 불참했다. 대우조선 최대 주주이자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27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인수 희망 기업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

산은은 이번에 LOI를 제출한 4개 그룹을 대상으로 적격성을 심사한 뒤 예비 및 본입찰 참가 기업을 단계적으로 가린 다음 10월 15일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기업은 구체적 실사(實査)를 거쳐 올해 중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자산 총액 10조 원 규모

재계에서는 자산 총액이 10조 원을 넘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재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참가 기업들이 사활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인수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시한 포스코는 대우조선을 인수해 세계 초일류 철강 및 조선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사내(社內) 유보금이 22조 원에 이를 만큼 재무 상태가 좋아 자금 동원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을 인수합병(M&A)했을 때 생기는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는 점을 감안해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에너지나 해운 기업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GS그룹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GS건설이나 GS칼텍스 등과 연계해 각종 플랜트 수주나 석유 자원 개발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의 주요 고객인 해외 메이저 정유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신중한 경영 문화 특성상 ‘베팅’을 세게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일부 관측을 불식하는 게 과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업체인 만큼 대우조선 인수 후 시행착오 없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 인수로 국내외적으로 독과점 문제가 나올 수 있고,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한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이 풀어야 할 문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향후 그룹을 대표하는 최고 회사로 만드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우조선 임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서 2017년에는 연간 매출 35조 원 규모의 세계 1위 조선 및 해양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은 자금 동원 능력과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각종 문제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고심하고 있다.

○ 효과적인 ‘짝짓기’가 성패 좌우할 듯

이번 인수전에 참가한 그룹들은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모자란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우량 기업에 앞 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 의사를 밝힐 때부터 해운이나 에너지 업체를 컨소시엄 구성 업체로 영입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몇 개 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그룹은 메이저 정유업체를 이미 투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우조선이 건조하는 유조선이나 해양 플랜트를 실제로 구매하는 고객들인 만큼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에서다.

26일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은 구체적인 컨소시엄 구성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컨소시엄 참가 기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유보금이 많은 만큼 공동 인수자로 뛰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그리스 명예 총영사라는 점을 활용해 그리스 해운 기업을 투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가 세계 최대 선박 발주국인 만큼 대우조선이 향후 선박을 수주할 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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