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수익률 2%… 약세장서 나홀로 ‘선방’
최근 ‘대체에너지 펀드’가 뛰어난 수익률을 내고 있다. 국제유가 및 광물, 농산물 가격 조정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관련 펀드와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대체에너지는 이미 유망한 분야였지만 최근 특별히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을 제시했기 때문. 이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국가에너지 기본계획도 발표됐다. 이 때문에 대체에너지 관련주들이 최근 무더기로 상한가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에너지 관련주 역시 전반적인 증시 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각국의 에너지 정책도 불투명하다는 점 등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분야별 수익률 1위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8월 29일 현재 16개 에너지섹터주식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5.1%로 전체 12개 섹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체 주식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7.3%.
6개월 수익률을 봐도 2.0%로 원자재(―7.9%), 부동산(―19.5%), 인프라(―21.4%) 등 대부분의 다른 부문 펀드들이 줄줄이 원금을 까먹는 동안 약세장에서 선방한 셈이다.
원자재 펀드가 주로 신흥시장의 원유 광물 농산물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대체에너지 펀드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 포트폴리오에는 주로 태양열 풍력 발전,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등이 들어가 있다.
원자재 펀드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그 충격을 그대로 받지만 에너지 펀드는 다르다. 각국 정부가 대체에너지 생산 기업에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 에너지 펀드가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정된 탄소 펀드도 발전 차액을 보상해 주는 정부의 지원제도를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8월 29일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에너지펀드 중에는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주식형자 1CLASS-A1’의 수익률(1개월)이 8.42%로 가장 좋다. 이어 ‘한화글로벌NEX에너지주식 1(C3)’이 8.15%, ‘미래에셋맵스 글로벌대체에너지인덱스주식형자 1C-A’가 8.02%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 기술 개발에 따라 성과 큰 차이
비록 양호한 성적을 내고는 있지만 에너지 펀드도 단점은 있다.
우선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투자 대상이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매우 제한돼 있다. 또 아직 국내에는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에너지 펀드는 해외 투자 비중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환 위험회피(헤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재 설정된 에너지 펀드에는 환헤지가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다.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기술 의존도가 높아 R&D 성과 및 상용화 여부에 따라 운용 성과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위원은 “아무리 유망하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전체 시장이 다 밀리는 상황에서 해당 기업 주가만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며 “에너지펀드는 특히 선진국 증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세계 경기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