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두루미 배우기’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혹한의 히말라야 넘는 철새 속에 위기 타개 길 있다”

원가 절감과 품질 관리의 귀재로 불리는 도요타자동차가 상모두루미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1일 보도했다.

상모두루미는 번식을 위해 8000m급 봉우리가 즐비한 히말라야산맥을 넘는 철새. 히말라야산맥을 넘기 위해서는 고산병에 걸릴 정도로 희박한 공기와 영하 40도에 이르는 혹한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상모두루미가 이런 극한 조건을 이겨내는 비결은 크게 세 가지.

첫째, 체중을 가볍게 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날개 근육을 발달시켰다.

둘째, 희박한 공기로부터 효율적으로 산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극대화했다.

셋째,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를 높여 산소이용효율을 이중으로 높였다.

다시 말해 근육과 호흡기, 순환기가 긴밀히 협조해 진화한 결과 히말라야산맥을 넘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 연구개발진이 상모두루미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세계 자동차시장 환경이 히말라야 산맥 넘기에 비견할 만큼 가혹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자동차 수요가 곤두박질치면서 도요타의 4∼6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줄었고 순이익은 28.1%나 감소했다.

도요타의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이 회사가 분기별 결산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도요타는 매년 1000억∼3000억 엔(약 1조∼3조 원)대의 경비를 절감해 왔으나 올 4∼6월에는 원가상승분이 원가절감분을 웃도는 이변이 생겼다.

이 잡지는 도요타가 전사적인 원가절감계획에 상모두루미로부터 배운 교훈을 적극 접목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잡지는 도요타가 자동차 내비게이션 장치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지도도 없이 2000km를 날아가는 왕나비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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