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검은 9월’로 향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투자 손실과 환율관리 실패가 한국을 외환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미국의 공사채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바람에 약 50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이르는 잠재적인 유동성 문제가 생겼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한국 정부가 환율 급등을 막을 ‘실탄’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67억 달러의 외채 중 상당액이 바로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원화가치 하락 압박이 더 심해져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더 타임스는 분석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2470억 달러에 이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권장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3200억 달러에는 한참 모자란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더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고 1일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더 타임스가 인용한 프레더릭 뉴먼 HSBC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와 통화해 본 결과 ‘아시아 경제의 일반적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뉴먼 이코노미스트가 런던 본사와 협의를 거쳐 더 타임스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