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본사 압수수색

  • 입력 2008년 9월 4일 02시 53분


3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원들이 강원 정선군 사북면 강원랜드 메인호텔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회계자료 및 전산자료 등을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3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원들이 강원 정선군 사북면 강원랜드 메인호텔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회계자료 및 전산자료 등을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사장 임원 사택-서울 사무소 등도 함께

에너지 공사 업체 ‘로비정황’ 장부 확보

검찰 “미심쩍은 공사 발주 자금 추적중”

강원랜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가 3일 강원랜드 본사와 서울사무소, 사장 및 주요 임원 사택 등에 대해 동시다발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검찰은 강원랜드의 에너지 설비 공사를 맡은 K사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각종 공사 수주와 관련한 K사의 금품 로비 정황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를 확보해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사 로비용 계좌 입출금 명세 확보=검찰은 지난달 말 K사의 서울사무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K사가 거래 기업 로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계좌 자료를 압수했다.

K사의 자금담당 직원이 지난 7, 8년간 K사가 각종 공사를 수주할 때마다 공사비로 지급받은 대금 등을 관리하던 계좌 입출금 자료를 비롯해 K사의 공식·비공식 자금 지출 명세 일체다.

검찰로서는 K사가 공사 수주를 위해 발주 업체 임직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여 왔다는 단서를 잡은 셈이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한국중부발전 정모 사장이 K사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최근 정 사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사와 한국중부발전 간의 로비 관계가 K사가 공사 수주를 위해 벌인 로비의 전형적인 형태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K사에 공사를 맡긴 업체 가운데 2, 3곳이 추가로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랜드 수사 급물살=K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전을 보이면서 애초 의혹의 중심에 서 있던 강원랜드 수사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3일 검사와 수사관 등 30여 명을 투입해 오전 9시 30분경부터 강원랜드 메인호텔의 지하 1층에 있는 경영기획팀 등 사무실 전체와 강원 정선군 고한읍에 위치한 옛 본사, 강원랜드 기숙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정선군 사북면에 있는 사장 사택과 건설 시공 시설 리조트 업무 등을 총괄하는 레저사업본부장 등의 자택 및 서울 강남구의 서울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이뤄졌다.

극히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데 대해 검찰 관계자는 “미심쩍은 공사 발주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검찰은 강원랜드가 K사에 공사비를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은 과다 지급된 공사비 97억여 원이 강원랜드와 K사의 공동 관리 계좌에 보관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금 성격 규명에 골몰해 왔다.

검찰은 K사의 공사 수주 관련 금품 로비의 전형적인 방식을 확인한 뒤 강원랜드에 대해서도 한국중부발전과 같은 금품 로비 사실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특히 한국중부발전의 경우처럼 K사로부터 강원랜드 임직원 등에게 다시 흘러들어간 돈이 없는지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K사에서 공사비 지급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최근 구속된 전 시설팀장 김모 씨를 상대로 강원랜드의 다른 임직원이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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