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무소 연 독일 프라운호퍼硏 불링어 총재
세계적 산업기술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가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국내 사무소를 열었다.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약 80개의 산하 연구소, 1만3000여 명의 과학기술자를 거느린 독일 최대의 정부 연구조직. 주로 대학이 개발한 기초기술의 경쟁력을 키워 기업에 이전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용 MP3플레이어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제 표준으로 만드는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한스 외르크 불링어(사진) 프라운호퍼연구소 총재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형 자동차, 모바일TV, 신재생에너지, 생명과학 분야에서 한국과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MP3플레이어의 원천기술과 표준은 독일이 이끌었지만 돈은 산업화에 성공한 미국이 벌었다”며 “실용화에 강한 한국과 손잡고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 연구소는 예산을 투입해 만든 기술을 다시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돌리는 ‘부(富)→지식→부’의 순환모델을 만들어 대학과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논문 수보다 기술의 기업 이전실적을 중심으로 연구소를 평가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불링어 총재는 1일 방한해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난 데 이어 2일에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관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한독 연구협력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삼성전자가 연구의 10∼30%를 아웃소싱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 GS칼텍스와도 좋은 협력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