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코앞’ 수익률 마이너스펀드 어떡하나?

  • 입력 2008년 9월 4일 02시 53분


손절매 싫다면 연장하면 되고

급전 필요하면 일부만 찾아라

100억 이상 국내주식형 1년 수익률 모두 ‘―’

전문가 “투자처 없으면 기다리는게 바람직”

“다음 달이면 펀드 만기가 돌아오는데, 펀드 두 개의 수익률이 각각 ―15%, ―17%입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증시가 1,400대로 내려앉으면서 온라인 재테크 사이트에는 펀드 수익률로 고민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조만간 펀드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원금마저 잃은 상태라며 안타까워하는 투자자가 많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총액 100억 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중 1년 수익률이 플러스인 펀드는 한 개도 없다. 약세장이 본격화된 최근 1년 안에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면 대부분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투자대상에 따라 일부 수익을 얻었다.

국내 증권사 및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5명에게 펀드 만기의 의미와 약세장에서 만기가 된 펀드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물었다.

○ 대책 없는 손절매는 피해야

금융회사 PB들은 “펀드 만기가 다 됐는데 손실이 났다며 당황해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이는 펀드 만기의 뜻을 오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는 만기가 되면 반드시 투자금을 찾아야 하는 은행의 정기적금 등과 다르다.

우리투자증권 김종석 부장은 “펀드의 만기는 주로 적립식 펀드에 투자할 때 정하며 통장에서 자동이체를 얼마 동안 하겠다는 투자자의 의사표시”라며 “환매수수료 지불기간만 지났다면 만기 전 또는 후에 돈을 찾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만기가 지난 후에도 적립식펀드에 지속적으로 돈을 넣고 싶으면 펀드판매사에 연락해 연장기간, 매달 넣을 투자금 등을 알려주면 된다. 만기가 지났는데 투자자의 연락이 없으면 펀드는 추가 불입만 중지된 채 투자자가 돈을 찾을 때까지 거치식펀드처럼 운용된다.

PB들은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적립식펀드의 만기가 됐더라도 증시 상황이 나아져 수익률이 다소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김은정 팀장은 “증시가 더 떨어지더라도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고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지금 손실 입은 투자금을 찾아도 손실을 메울 마땅한 투자처가 없으니 만기를 연장해 지속적으로 돈을 넣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투자금을 한꺼번에 넣는 거치식펀드는 만기가 아예 없다.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돈을 찾으면 되는 것. 단, 주가연계펀드(ELF)와 일부 금융공학펀드 등은 만기가 정해져 있고 만기에 반드시 투자금을 찾아야 한다.

PB들은 거치식펀드 투자자들은 본인이 생각한 투자기간이 지났더라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당분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급전 필요땐 ‘부분 환매’ 고려

급하게 돈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펀드에서 투자금의 일부만 찾는 ‘부분 환매’를 고려할 만 하다. 부분 환매를 할 때는 투자자 본인이 원하는 금액을 선택할 수 있다. 남은 투자금은 기존과 똑같은 방식으로 운용된다.

부분 환매는 증시가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하는 시점을 이용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단,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특정 섹터펀드는 글로벌 증시가 회복되더라도 펀드 수익률이 호전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손실을 감내하고 전체 투자금을 찾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한 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도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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