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같은 ‘위기’ 가능성은 0%”
“9월 위기설은 심리적 과잉반응”
“경제 기초체력-금융 건전성 양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른바 ‘9월 금융위기설’과 관련해 “11일이면 국채 만기 도래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게 판명된다”며 “다음 주만 지나면 모든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7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도 우리 레이팅(신용등급)을 바꿀 요소가 없다고 얘기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병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1997년 말의 외환위기와 같은 의미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쓴다면 그 가능성은 0%라고 생각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과 외국 투자은행(IB)에서도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것은 도대체 납득이 안 간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9월 위기설은 한은에서 보기에 심리적인 과잉반응”이라고 말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금융시장 현안 설명회를 갖고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과 금융시장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현재 금융시장의 불안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원장은 “시장에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하게 되면 근거 없는 루머에도 쉽게 동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각 경제주체가 냉철하게 분석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재정부 한은 금감원 등 관련 당국이 위기설 진화에 총출동한 셈. 권혁세 금융위원회 증선위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채권 만기가 집중된 10일을 기점으로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도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제럴드 시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거시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 직면할 수 있지만 금융위기를 예견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