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펀드는 판매 당시에는 안정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상품으로 알려졌지만 이 펀드가 투자했던 종목 가운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위기에 처한 패니메이 등이 다수 포함돼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됐다.
○ 세계 증시 하락으로 손실 위험 급증
‘우리파워인컴펀드 1호’와 ‘2호’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해 3개월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1.2%포인트’의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만기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결정되는 6년 만기 파생상품 펀드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주는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로부터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3’ 등급 이상을 받은 종목들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2300여 명에게 1800억 원어치가량 팔렸다.
하지만 만기 때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충족해야 할 일정한 조건이 있었다. 편입된 주식들의 주가가 기존 시점과 비교해 65%를 초과해 떨어지는 횟수가 56회 이상이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이 펀드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에는 미국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추리와이드 파이낸셜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금융회사들이 포함돼 있었고, 이 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 펀드의 수익률도 급락했다.
5일 현재 ‘우리파워인컴펀드 1호’와 ‘2호’의 누적 수익률은 ―44.94%와 ―81.10%를 보이고 있고, 손실액이 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기 지급액이 결정되는 시점까지는 아직 3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투자자들은 원금을 모두 까먹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 주가연계펀드도 원금 손실 대비해야
하락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인식돼 왔던 주가연계펀드(ELF)도 올해 하락장에서 원금 손실을 내 투자자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상환된 ELF 351개 가운데 원금 손실이 난 것은 12개다.
원금 손실을 본 ELF 가운데 2005년에 나온 ‘삼성투스타파생상품24’는 수익률이 ―45.33%로 투자자들은 원금의 절반을 잃은 셈이 된다. 한국투신운용의 ‘해피엔드조기상환2스타3단위파생상품S1’도 역시 ―45.28%의 수익률로 절반 가까운 손실을 냈다.
ELF상품의 특성상 상품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상품 구조에 대해서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ELF에 가입할 때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상품 구조를 따져보고 가입해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하락장에서는 수익률보다는 하락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원은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고 권해도 자신이 생각하는 종목, 지수의 전망과 일치하지 않으면 가입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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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