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약 14조6000억 원의 국세를 제때 못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받을 사람에게 제대로만 받았다면 안 받아도 되는 세금을 그만큼 깎아 줄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총징수결정액 170조1136억 원 중 14조6481억 원(8.6%)의 체납액이 발생했다. 전년도 이월액까지 합치면 체납금액은 18조7051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걷은 세금 중 쓰고 남은 세계(歲計) 잉여금 15조3428억 원보다 3조 원 이상 많은 규모다.
체납액 중 6조8710억 원(36.7%)은 징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결손으로 처리됐다. 독촉이나 재산압류 등의 절차를 거치고도 재산이 없거나 행방불명 등으로 징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불복청구나 납세자의 소명으로 정부가 과세 결정을 취소하거나 정정한 금액은 1조3293억 원(7.1%)이었다. 체납 후 현금으로 받아낸 금액은 6조9301억 원(37%)이었다. 3조5747억 원(19.1%)은 정리되지 않은 채 이월됐다.
체납액을 세목별로 나누면 부가가치세가 6조2077억 원(33.2%)으로 가장 많았고 종합소득세(10.8%), 법인세(7%), 양도소득세(4.7%) 순이었다.
국세 체납 발생액 규모는 2005년 15조3230억 원, 2006년 14조3293억 원 등으로 매년 15조 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위원회는 “국세 체납액이 2005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국세통합시스템을 체납자 재산 추적에 활용하고 있고, 납세보전을 위해 각종 정책수단을 시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체납액과 결손처분액의 규모가 아직도 크다”고 지적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