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2006년 8790억 적자… 고강도 경영혁신 결실
이수페타시스 자본잠식 ‘그룹내 천덕꾸러기’… 기술혁신 성공
《삼성토탈(옛 삼성종합화학)은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2조7490억 원에 영업이익 1664억 원을 올렸다. 올해 연간 매출은 회사 창립 후 가장 많은 5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8년 법인을 설립하고 1991년 본격 생산을 시작한 뒤 2001년까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해 부도 직전까지 갔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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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적자를 내며 그룹 내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일부 기업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 혁신 등을 통해 ‘백조’로 변신해 이제는 다른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적자 누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삼성그룹 내 정리 대상 1순위로 꼽혔다. 당시 부채비율은 780%로 2조30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삼성종합화학은 비(非)핵심 자산 매각으로 사업 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1900명에 이르던 직원 수가 현재는 950명 수준으로 줄었다. 2001년 취임한 고홍식 사장은 첫 회의에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나부터 회사 앞바다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 사장은 프랑스 토탈사(社)에서 외자를 유치하는 한편 3개월 동안 직원들 집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한 끝에 수익성 낮은 부문을 떼어 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삼성토탈은 부채의 상환은 물론 2002년 이후 매년 2000억∼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LG전자의 자회사 LG디스플레이는 2006년 8790억 원의 적자를 내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강도 높은 경영 혁신으로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1조50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영업이익이 1조7700억 원에 이르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적자 구조였던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이수그룹의 ‘이수페타시스’ 역시 10여 년 전만 해도 자본잠식 상태로 그룹 내 대표적인 천덕꾸러기였다.
이수그룹 관계자는 “1996년 이수페타시스의 전신인 남양정밀을 이수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제품 불량률도 높고 영업도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이수그룹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불량률을 5% 미만으로 낮췄고 기술심사가 까다로운 미국 시스코사와 납품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품질을 향상시켰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수페타시스는 1152억 원 매출에 52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현대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들도 오랜 ‘추위’를 이겨내고 최근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외환위기 때만 해도 이들은 그룹 위기의 주범으로 몰려 구조조정 1순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 축적된 해외 사업 노하우와 인력으로 해외 자원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