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찍은 ‘황의 법칙’

  • 입력 2008년 9월 12일 02시 57분


시장 불투명… 128Gb기술 개발했지만 시제품 보류

삼성전자가 2002년부터 매년 입증해 온 ‘황의 법칙’을 포기하고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기로 했다. D램 반도체 생산업체들 간에 2년 가까이 전개돼 온 ‘치킨게임’(가격폭락 상황에서 시장방어를 위한 출혈경쟁)을 끝내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1일 “올해 초 ‘황의 법칙’을 유지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확보했다”면서도 “시간과 돈을 더 투자해 시장 형성이 불투명한 시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황의 법칙을 증명해 보이기보다는 내년도 주력제품 생산에 이 기술을 바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3차원 셀스택’ 기술을 개발해 128Gb(기가비트) 메모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마련했으나 시제품 개발에만 추가로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명분을 과감히 포기하고 실속을 차리겠다는 의미다.

이런 전략 변경은 2년 가까이 이어진 반도체 불황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을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반도체, 일본 엘피다, 대만 파워칩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은 이달부터 감산이나 인력감축 등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황의 법칙은 ‘메모리 집적도는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것으로 황창규(사진)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이 주창한 반도체 신성장이론이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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