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한 금융사 부실처리 문제도 언제까지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경기와 더불어 주식시장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이처럼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일 때 역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 특히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가 증명해주었던 최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투자전략은 ‘역투자 전략(contrarian strategy)’이었다.
역투자 전략의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미국 경기는 악화되고 있지만 나빠지는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역발상 투자에 의하면 악화되는 속도의 둔화는 주가에 긍정적이다. 주가하락 압력보다는 반등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주식시장에는 절대 수준보다 모멘텀(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속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금융사의 부실 문제가 심각하고 부실자산 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크지만 이러한 기업이익의 감소는 기저효과를 만든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기저효과로 인한 2009년 하반기 이후의 이익증가율은 매우 커진다.
셋째, 기업이익의 기저효과는 한국의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와 4분기의 영업이익은 최근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역발상을 해보면 2009년 3분기와 4분기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올 1분기와 2분기 높은 이익증가율과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연초 이후 5월까지 코스피와 비교해 큰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IT 업황이 호황 사이클로 진입하는 게 기대될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이 2009년 하반기에 다시금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하반기에 코스피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은 지금 매수해야 한다.
넷째, 한국 기업의 이익전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2009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5.6%에 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2008년 하반기에서 2009년 상반기까지의 이익전망이 크게 낮아졌다. 이러한 단기 이익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함으로 인해 2009년 하반기에서 2010년 상반기의 이익개선 정도가 커지는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강한 상승 모멘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