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고객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해지 문의와 향후 전망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AIG 게시판은 접속자 폭증 탓인지 열리지 않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AIG는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 AIG 생명과 손해보험 한국지점의 계약건수는 각각 320만 건, 121만 건이다.
AIG 한국지점은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최악의 사태가 오더라도 국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5000만원을 초과하는 계약에 대해서도 자체 지급 준비금 만으로도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AIG생명의 지급 여력 비율은 146.6%, 손해보험은 153.8%다.
16일 금융감독원도 국내 보험 가입자들의 피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내 영업중인 AIG의 경우 현재 국내에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지급 여력 비율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보험 계약자 보호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AIG 보험 계약자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누리꾼 ‘돌쇠’는 다음 아고라에 “노후 대책을 위해 4년 전 종신 보험을 들어 놓았는데 해약을 해야 할지”를 물어 순식간에 18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AIG는 별도의 한국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지점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국 법인이 망하면 끝장” “빨리 환급금 받고 갈아타는 것이 능사” “미국에서 보험이 파산해서 지급이 모두 올 스톱되면 한국에도 여파가 심하게 올 것”이라는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최악의 경우가 오더라도 미국 AIG가 어떤 회사로 흡수 합병되면 현재 계약 내용은 보장된다” “금융당국이 계약이전 제도를 통해 한국 가입자들만 국내 다른 보험회사로 계약을 넘기는 방안을 강구할 것” “남의 말만 듣고 해약하기엔 4년 전 계약 조건이 아깝다”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AIG의 장단기 IDR(Issuer Default Ratings) 등급을 AA-에서 A로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AIG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AIG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에 700억~750억 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주도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