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가 구르지 않으면 자전거는 결국 쓰러집니다.”
국내 전자결제 서비스의 대표 기업인 이니시스. 1998년 설립돼 2년여 만에 전자결제 서비스 분야 1위로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니시스는 지난달 리눅스, 매킨토시 등 윈도가 아닌 컴퓨터 운영체제(OS)에서도 전자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인 ‘이니페이 플래시 2.0’을 만들었다. 해외에 나가 낯선 운영체계를 사용하더라도 별문제 없이 전자결제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개인 간 거래를 위한 전자결제 시스템도 선보였다. 기존에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가능하던 전자결제를 개인 블로그나 카페, 미니홈피 등에서도 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기업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이달 초 검색광고 전문업체인 오버추어코리아와 제휴 서비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결합은 온라인 쇼핑몰의 근간인 ‘결제 시스템’과 ‘온라인 광고’의 각 1위 기업끼리 만나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두 회사는 앞으로 이니시스 가맹점을 대상으로 파트너십 서비스, 광고 컨설팅 제공, 광고효율에 대한 리포트 등 여러 부문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김겸준 이니시스 상무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서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경쟁사들이 10만큼 노력하면 동종(同種) 업계 1위 기업은 20만큼 노력해야 그 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김 상무는 “미국발(發) 금융위기나 원자재 급등과 같은 리스크는 이니시스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전체 결제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신용카드에 문제가 생기면 이니시스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장이 급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라고 부를 만한 어려움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꾸준한 변화의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 대 개인(B2C) 시장의 전자결제 규모는 16조 원으로 전년(13조7000억 원)보다 17% 성장했다. 반면 이니시스를 통한 가맹점의 2007년 거래금액은 2조5200억 원으로 전년(1조7000억 원)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2004년 346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782억 원으로 뛰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매출액 507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1%, 229.7% 성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이 회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0% 수준으로 2위권인 LG데이콤이나 한국사이버결제의 두 배를 넘는다.
김 상무는 “초창기에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이제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자결제를 근간으로 꾸준히 사업을 다각화해 전자결제 업계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