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판매 감소 본격화
10년간 음악시장을 평정해 온 MP3플레이어가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대신 영화나 방송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17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따르면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은 2002년 56만4000대에서 2006년 232만2000대로 4년 만에 4배로 늘었지만 △2007년 227만7000대(이하 추정치) △2008년 219만9000대 △2009년 209만7000대 △2010년 198만1000대로 차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도 2006년 4000억 원에 이르렀던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이 지난해 3507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0년에는 2575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2004년 상용화된 PMP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전자업계는 2005년 15만 대였던 PMP 판매량이 2009년 100만 대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점차 보편화되고 영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저장용량과 액정표시장치(LCD) 화면 크기에서 MP3플레이어를 압도하는 PMP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였던 디지털큐브는 이미 PMP로 사업을 전환했고, ‘아이리버’의 레인콤마저 주력상품을 PMP로 옮겨갈 태세다.
MP3플레이어 업체들로서는 다기능 복합체의 대명사인 휴대전화도 경계 대상이다.
2004년 이후 거의 모든 휴대전화기에는 MP3플레이어 기능이 탑재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메모리 수준이 1GB(기가바이트·MP3파일 약 250곡 저장) 이상으로 높아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이 소형 디지털카메라가 설 자리를 잃게 만든 것처럼 MP3 기능 강화도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